일본 운전면허 두 번째 갱신에 다녀오다

정~말 번거롭지만 거를 수 없는 그것, 운전면허 갱신.

 

일본에 와서 주민등록, 재류카드, 운전면허, 이 3종은 정착용으로 가장 먼저 한 것들이다.

그 다음이 은행 계좌, 집 찾기, 자동차였다.

 

저번 포스팅에서도 얘기했듯이 주민등록증이 상용화되지 않은 일본에선 운전면허증이 신분증 대용으로 보편적으로 쓰인다. (마이넘버라는 걸 일본에서 5년전쯤 도입하긴했는데 마이넘버카드는 아직 보편화되진 않았다)

일본 초기 정착기 : 전입 신고(주민등록), 재류카드, 장보기

그 정도로 운전면허증는 꽤 인연이 깊은 카드..

한국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일본에서 일본 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건 어렵지 않지만,

한국과 다르게 갱신이 좀 번거롭다.

 

 

우선 일본 운전면허증은 색깔별로 운전자 구분을 한다.

그린, 블루, 골드로 골드가 우량운전자다.

한국운전면허증으로 처음 일본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면 '그린'이다.

 

처음 발급받고 3년 뒤 갱신이 필요하다.

무사고로 문제없이 운전을 했다면 블루로 갱신된다.

 

그리고 다음, 블루에서 무사고로 문제없이 운전했다면 또 3년 뒤 골드로 갱신된다. 골드로 갱신되고 나면 그 뒤론 5년단위 갱신이다. 한국보다 갱신 주기가 짧다.

 

갱신 기준일은 '생일'. 생일 한달 전후가 갱신기간이다. 

예를 들어 3월1일 생일인 사람은 2월1일~4월1일 중으로 운전면허 갱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자동으로 새 카드를 주는 건 아니고, 운전면허시험장 혹은 경찰서에서 갱신 신청을 해야한다.

이번엔 두 번째 갱신으로 드디어 골드 면허다!

 

따끈따끈한 기억으로 갱신 절차를 써보겠다.

 

1. 갱신 안내 엽서가 도착

갱신 기간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쯤 경찰서에서 갱신 안내 엽서가 도착한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이미지 사진입니다.

이번 갱신으로 어떤 색이 되는지, 갱신료는 얼마인지 등등이 써있다.

운전면허증에 등록되어 있는 주소로 발송되기 때문에, 이사했을 경우 주민표, 운전면허증 주소 변경은 세트로 꼭 해둘 것! 

 

2. 방문 예약

코로나 기간 한정으로 추가된 방법인데, 인원이 밀집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방문 장소, 날짜, 시간을 사전예약해야한다. QR코드가 엽서에 찍혀있으므로 QR코드로 예약페이지에 접속해서 신청하면 된다.

 

 

3. 준비물 챙기기

의외로 운전면허증이 각 지역별로 조금씩 안내내용이 다른 듯 하므로 관할지역 경찰서 홈페이지 혹은 엽서 내용을 꼭꼭 읽어보고 가자.

 

오사카 경찰서 기준으로 쓰겠다.

-엽서

-현재 운전면허증

-사진

몰랐던 사실인데 운전면허시험장이 아니라 경찰서에서 신청하는 경우에는 '사진'이 필수다. 없으면 경찰서 바로 옆에 붙어있는 운전면허협회? 에서 사진 촬영할 수 있긴한데 3장에 800엔인가.. 비싸다. 가져가는 걸 추천한다.

-갱신료

골드로 갱신하는 경우엔 3000엔이었다. 비싸다.

-검정 혹은 파랑 볼펜

-시력이 불안한 분은 안경

재택근무를 오래해서인가 눈이 급격히 안좋아져서 안경을 가져갔는데 역시 안경이 필요했다. ㅠㅠ

이제 내 운전면허에는 안경 착용이라는 글자가 새겨진다.. 5년간..

 

정도였던걸로 기억한다.

 

4. 예약해둔 일시에 해당 장소 방문 / 접수

나는 경찰서에 갔는데 입구쪽에 알기 쉽게 접수처가 있었다.

예약한 QR코드 화면 보여주면 안내해주시는 경찰분이 서류 세팅 다 해준다. 그리고 안내창구로 가라고 친절히 안내해준다. 안내창구에 가면 창구 바로 옆에 있는(..) 시력검사대에서 시력 검사를 하고, 갱신료를 납부한다.

 

5. 운전 강습 수강

갱신료 납부까지 끝나면 경찰서 바로 뒤에 있는 운전면허협회?로 안내해준다. 정말 바로 뒤에 딱 붙어있어서 헤맬 수가 없는 곳에 있다. 다른 지역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나는 이번에 처음 가보고 충격받았다. 내 방만한 사이즈의 사무실이 1층, 2층으로 된 아주 작은 건물이다. 1층에서 서류를 내고 2층 강습실로 안내받는다.

 

강습실로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보니 70대? 할아버지분이 강사분이셨다. 몸이 불편하신지 앉아서 수업을 하셨고 수강생도 방 넓이상 10명 정도가 최대 규모. 의자를 최대한 붙여서 그 정도 인원이 들어갔다. 수강생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적극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셔선지 의외로 재밌었다. 

 

골드 면허의 경우는 30분 강습이므로 금방 끝났다.

 

6. 마지막 안내

언제부터 언제까지의 기간에 새 운전면허를 받으러 오라는 종이를 나눠준다. 그리고 해산!

4.~6.까지, 1시간만에 끝났다.

 

 

집에서 편도 40분 정도 걸리는 경찰서에 걸어서 다녀왔는데, 다음달 쯤 다시 갈 생각하면 또 막막해진다...

그래도 이번에 한번 다녀와서 시간과 돈을 썼으니 당분간 5년간은 안가도 되겠지.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