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연재글

한국 토종이 일본 회사 인사과에 취직하기까지-일본 회사에 지원하기까지의 이야기

푸딩러 2020. 6. 4. 21:33

일본에서 생활한지도 햇수로 5년이 찼다.

그간 한 번의 퇴사, 한 번의 이직이 있었다. 직종은 변함없이 인사(HR/人事)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취직한 회사에서 지금 회사에 오기까지 쭈욱 인사 쟁이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보통 인사 쟁이라 하면 그중 어떤 분야를 경험해보았느냐는 질문이 으레 따라온다.

인사라고 해도 그 안의 분야가 다양하기에 한 단어로 퉁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한국에서는 흔히 HRD(연수개발), HRM(인사 전반, 노무관리)로 구분하지만 

일본은 평범하게 각 분야별로 나눠서 얘기한다.

 

-채용(경력직, 신입, 아르바이트)

-급여(인하우스, 아웃소싱)

-근태관리

-보상관리(예산, 인건비)

-연수 개발

-복리후생

-부문별 인사(HRBP)

-인사제도

-인사시스템(HRIS)

-사내 커뮤니케이션

-안전위생(EHS)

첫 번째 직장에서는 채용, 급여, 연수개발을 담당했고,

지금 현직자로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채용, 급여이다.

(4월에 채용팀으로 이동해서 엄밀히 말하면 급여는 졸업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생각보다 오래 일본에서 회사원 생활하고 있을 줄 몰랐다.

물론 여행으로 일본에 한두 번 와본 적이 있었고 일본 문화에 관심은 있었지만 내가 설마 눌러앉을 줄이야!

일본 교환학생, 유학, 워킹홀리데이 등 경험이 전무한 한국 토종이 이렇게 취직하게 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개인적인 경험담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1. 대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반 학기 휴학한 적은 있었지만 스펙 쌓기보단 고향에서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에 선택한 것이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방학 때 잠시 고향집에 간 게 전부였고 취직하게 되면 더 만나기 힘들어질 거 같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지금도 후회 없고, 오히려 더 길게 보낼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있다.

 

위에서 말했듯 일본 교환학생, 유학, 워킹 홀리데이 경험은 전무하다.

대신 미국 교환학생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아주 잠깐, 반년만 경험 삼아 다녀왔다. 실제 전공(경영학)이 아닌 미디어, 저널리즘으로 다녀온 지라 성적은 교양수업으로밖에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렇듯 '스펙을 쌓기 위해' 했던 경험이라기보단 '하고 싶어서' 한 경험들이 대다수.

그래서 내 이력서는 깨끗하지 않았고 내용의 전체적인 통일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학생 시절 동아리, 학회, 봉사활동에 참가했고 보유 자격증은 취업을 생각하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들이었다. 컴퓨터 관련은 전무, 영어는 토익과 OPIC(Speaking) 점수가 있었다. 

 

일본어에 관련된 자격증은  JLPT1급이 있었다. 대학생 때 어쩌다 봤는데 합격선 아슬아슬하게 붙었던 자격증.

 

 

2. 대학교 4학년, 일본 회사에 지원하기까지

 

대학교 4학년 1학기 때 취업을 위해 인턴이나 대졸 공채에 지원했었다.

방송국 등 미디어 쪽으로 인턴 지원을 했었는데 전공은 동떨어져있지, 관련 경험도 딱히 없었던 지라 서류나 면접에서 탈락했었다.

같은 맥락으로 CJ E&M에 지원했는데 인적성검사에서 탈락했다. (변명하자면, 인적성 시험공부 안 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동경심에 지원은 했지만 그런 마음만으로는 뽑아주지 않는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다. 사람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걸 (또 그때서야) 알았다. 관심이 있다면 관련 학회, 공모전, 아르바이트 등 무어라도 해서 내 관심을 증명했어야 했었다. 이때를 계기로 '사람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이라는 나만의 신조(?)가 생긴 것일지라.

 

탈락의 연속 속에서 우연히 본 취업 공고가, 일본 회사의 취업 공고였고, 그게 바로 내가 대졸 공채로 입사한 첫 번째 회사였다.

 

 

3. 일본 회사의 입사 전형

 

당시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방침이 있어서, 내가 일본으로 가서 발품 팔아 취업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요즘 일본 기업 취준생들을 보면 직접 일본에서 체류하면서 설명회에 참가하거나 면담을 하는 분들도 많은데, 그게 보편적인 취업준비 방법이고 당시는 내가 운이 좋았던 것일 뿐이라 생각한다.

 

필기시험> 서류전형> 사전 면접(인사담당자)>1차 면접(부서 담당자)>2차 면접(임원진)을 거쳐 최종 합격통보를 받았다.

 

전부 일본어로 진행되었는데, JLPT 1급 자격증이 있어도 공부 제대로 안 하고 아슬아슬하게 합격한 거여서, 사실 내 일본어는 쓸 만한 게 아니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하는 의구심이 글을 읽으며 드는 것도 당연하다. 나도 당시 아주 막막했으니.

 

어설픈 일본어로 통과한 각 전형 별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번에 이어서 써보도록 하겠다.

 

 


재밌게 읽으셨나요? 제 브런치를 구독하시면 글을 받아보실 수 있으십니다. 커피 한 잔과 함께 가볍게 놀러오세요.

 

쿠키의 브런치

회사원 | 한국토종으로 일본 현지 외국계기업에서 인사담당자(HR)로 근무중인 회사원입니다. 외국인의 시선, 인사담당자의 시선으로 보통의 일본생활에 대해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brun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