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회사는 푸딩씨 커리어에 전혀 도움이 안될거야."
현 회사를 퇴사하는 것에 대해 임원들까지 나서며 반대당했기 때문인걸까.
곧 입사할 회사의 화려한 복리후생 리스트에서 무언의 압박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걸까.
기대 이상으로 높아진 연봉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스스로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걸까.
첫 도쿄 생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생활, 임보 자원봉사를 계속할 수 없다는 박탈감과 외로움 때문인걸까.
퇴사하고 새로 입사하기까지 한 달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조차 얼마 안남은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입사 전 불안감 범벅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두 번째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도 비슷한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는 이정도 긴장감과 불안감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라 그런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오히려 흥미롭게 보는 무모한 자신감이 있었던 걸지도.
이전 회사에서 많이 지쳤던 터라 새로 입사하기 전까지 공백 기간의 목표는 세우지 않기로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표 없는 막연한 여유로운 시간은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후련함과 자유로움을 만끽해도 부족한 한 달여의 시간인데 이것저것 생각만 잔뜩 하다가(전형적인 I인가?) 정신 차려보니 입사까지 얼마 안남았다.
핑계 좀 대자면 사람 만나는 약속이 예상외로 많았다.
일본 코로나 확진자수가 연일 0명 혹은 한 자리 수.. (믿거나 말거나)라는 보도에 안심한 사람들, 긴급사태선언해제로 음식점이 밤늦게까지 영업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환상적인 콤보가 하필 내 공백 기간과 딱 맞물려 떨어진 것.
밥 약속이건 술 약속이건 회사사람들과의 약속이 많았고 일일이 세어보니 4주 중에 2주, 그러니까 절반이 사람 약속이었다.
글로 쓰기만 해도 지치는 사람 약속(여기서 다시 한번 I임을 재확인), 후반부는 덜할 예정이니 관건은 입사까지 남은 기간동안 어떤 마음가짐으로 얼마나 긍정적으로 지낼 것인가, 일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있기만 해도 생각이 너무 많아 지치는 데, 외부적인 요인에서도 지치게 하는 것들이 한 두개가 아니다.
결국엔 이 상태로 입사하게 될 거같다.
뻐킹 회사원이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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