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를 신청하고 간단한 심사를 거쳐 일주일 정도 뒤, 유기견 보호 단체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키나와에서 구조한 번식 은퇴견이 있는데 보호 가능하냐는 연락.
당연히 예쓰를 외쳤고 2021년 9월 29일, 루스는 우리 집에 첫 손님으로 왔다.
손님으로 있는 동안 무조건 좋은 것만 해주고, 대접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강형욱님 유튜브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9월 29일 18시 채 안되는 시간에 보호 단체 담당자님이 케이지를 들고 집앞에 도착했다.
그 날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었는데, 유난히 바빠서 맞이할 준비를 완벽히 끝내지 못했었다. 약간의 초조함과 긴장, 설렘이 섞여 조금 흥분되는 정도였다.
집에 도착해서 담당자님이 루스를 케이지 밖으로 꺼내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집 구석구석 냄새 맡고 마킹하기. 그리고 집 전체를 한번 쓰윽 걸으면서 둘러보더라.
케이지 밖에서 나왔을 때 어찌나 작고 귀엽던지.
루스 프로필
- 본명은 찰스 *
- 8살 추정(나이가 정확하지 않다), 수컷
- 펫샵 판매용 번식견 이었다가 노견으로 은퇴
- 요크셔테리어
- 쉽게 겁먹는다. 소리에 민감
- 이빨이 2개 밖에 안남아서 혀가 항상 나와있음
- 산책 시간은 20분~30분이 적당
- 간식은 가리지 않고 다 잘먹음. 최애 간식템은 육포.
- 앞발이 젖을 때까지 핥는 버릇있음
찰스*
우선 루스 본인이 찰스라는 이름에 전혀 반응을 안했다. 브리더가 임시로 짓고 부르지 않은 이름인듯했다.
일본어로 찰스를 읽으면 챠-르즈 가 되는데, 길고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집에선 Ruth, 루스라고 불렀다.
병원 이력
- 눈 염증, 손톱 짜르기로 첫 번째 방문
- 항생제 처방받음. 의사샘이 유기견 나이 추정은 어려워서 8살이 아닐수도 있다는 답변 들음.
- 광견병 예방주사로 두 번째 방문
- 주사 부작용 없음.
- 앞발을 계속 핥는 건 심리적문제(스트레스)거나 습관이 되버렸다거나, 알레르기가 원인이라는 답변 들음.
처음엔 참 겁도 많고 긴장하고 있고 바들바들 떨었다. 화장실 트레이닝도 전혀 안되어있었고, 8년 견생 중 철장 밖에 나온 게 처음이라 일주일정도 산책을 나가도 걷지도 못했었다.
며칠, 몇 주가 지날수록 살도 찌고 웃어주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이젠 산책도 뛰어다니면서 하고 도그런 가서 다른 강아지들이랑도 잘 논다.
10월31일 양도회 이벤트에서 새 가족이 정해졌고, 이번주 일요일 11월7일 정식양도를 한다.
루스야, 앞으로는 항상 행복해야해.
이별은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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