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기견 임보하기

일본 유기견 임보: 두 번째 손님 - 넛츠 (1121~1203)

푸딩러 2021. 11. 25. 16:04


첫 번째 손님 루스를 입양 보내고 느리게만 흘러가는 것같은 시간 속에서 지내고 있다가, 들뜬 마음으로 두 번째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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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 자원봉사: 다음 손님이 곧 온다는 소식입니다

일본에서 올해 9월부터 시작한 유기견 임보 자원봉사. 첫 번째 손님인 루스를 입양보내고 허전함을 느낌과 동시에 원래대로 돌아온 일상에서 얼떨떨함을 느낀지 일주일이 지났다. 체감상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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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츠는 지난 일요일, 11월21일부터 우리집에서 임보를 시작했다.
지난 주말은, 내년 이사를 위해 도쿄에 부동산 투어를 다녀왔던 때였다. 15시쯤 집에 도착해서 15시30분쯤 보호단체 담당자분이 도착, 곧바로 넛츠를 맞이했다.

담당자분이 사료나 화장실 시트를 자동차에서 들고 내리는데 넛츠가 열린 켄넬에서 먼저 뛰어내린다.
목줄을 세게 당겨가며 꼬리를 흔들며 주변을 탐색한다. 킁킁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차에서 있다가 밖으로 나와 흥분한 상태인 넛츠를 겨우 껴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왔다.


슈나우저 MIX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털이 많이 곱슬거리고 코랑 엉덩이 피부가 건조해서 까슬까슬하다. 눈에 가벼운 염증이 있는 것같고 벗겨진 코 각질이 얼굴 곳곳에 묻어나있다. 목 근처 목줄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곳에는 탈모로 털이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그래서 목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눈매가 약간 올라가서 얼핏보면 사나워보이기도 한다. 털을 열심히 브러쉬질 해주고 닦아주고 씻겨도 특유의 엉키고 거친 털의 느낌은 씻어내려가지 않는다.


행동이 거칠고, 에너지가 넘친다. 집안에서 키우기엔 활동량이 부족한 건 아닌가 싶은 걱정도 들 정도.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부지런히 산책을 하고 있다. 산책을 나가면 거품만 헛구역질 해댈정도로 달리는 걸 좋아한다. 그저께 운동장에서 달리기 하다가 한순간 목줄을 놓치니까 말그대로 미친개처럼 질주하는데 쫓다가 기절하는줄 알았다.

담당자분이 하시는 말씀이, 이름 유래가 영어의 nuts에서 온 거라고.
그러니까 미국 영화나 드라마 보면 going nuts나 are you nuts같이 미쳤냐, 크레이지냐, 하는 뜻으로 쓰이는 '그' 넛츠. 미친듯이 뛰고 난리를 치니 보호소에서 붙은 이름이라한다. 안락사 직전에 구조해내서 정말 다행이다.

이름에 대한 인식은 하고있는 것같고, 어느정도 기초적인 훈련도 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간식 앞에서 '기다려', '손', '앉아'가 가능하다. 배변훈련은 거의 되어있다. 화장실 시트 위에서 일을 보긴하는데 조준 실패가 많다. 노즈 워크를 곧잘 하지만 공놀이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원래는 오키나와 유기견 보호소에 있던 아이를 구조해온 것이라 한다.
누가 길에 버려서 떠돌이 개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터프한 스트릿 출신인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거친 에너지가 있고 마구잡이로 뛰노는 걸 좋아했구나~ 하는 깨달음이.

버려진 강아지여서 나이 추정도 힘들지만 수의사선생님 말로는 4~6살 정도로 아직 어린 것같다는 소견. 유기견 보호소에서는 8살 추정으로 진단. 그래서 6살~8살 추정으로 입양 공고를 내놓은 상태다.

이상적인 가족은 아이가 있고 아웃도어 활동량이 많은 가족일 듯싶다.
사람에 시큰둥한 척 할 때도 있지만 애정을 갈구하는 타입이라 어느정도 관심과 애정을 꾸준히 보여줄 가족이면 더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