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기견 임보하기

두 번째 유기견 임보를 마치며

푸딩러 2021. 12. 19. 17:28

우리집 유기견 손님2호 넛츠가 약2주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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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기견 임보: 두 번째 손님 - 넛츠 (1121~1203)

첫 번째 손님 루스를 입양 보내고 느리게만 흘러가는 것같은 시간 속에서 지내고 있다가, 들뜬 마음으로 두 번째 손님을 맞이하게 되었다. https://i-pudding.tistory.com/81 임보 자원봉사: 다음 손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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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트라이얼을 마치고 무사히 그대로 정식양도로 이어졌다고한다.

담당자님 말씀으로는, 초등학생 아들 둘이 있는 집으로 가서 아들들 사랑을 듬뿍 받으며 그 집 막내아들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는데 너무도 넛츠 스러워서 남편이랑 절로 웃음이 나왔다.

 

감사하게도 입양가족 어머니께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어주셨다. 것도 넛츠 전용 계정을! 실시간으로 넛츠 동영상과 사진을 보는데 웃음만 나오더라. 남편이랑 하루에도 몇 번씩 넛츠 얘기를 하며 잘됐다, 잘됐다 한다. 그리고 임보 봉사활동을 시작해서 참 다행이야 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무한루프가 반복된다. 

 

약간 아쉽지만 우리집 일호 임보 손님 루스는 가족분이 SNS를 안하시는 관계로 소식은 전혀 알 수 없다. 그래도 언젠가 길에서 한 번쯤은 마주치지 않을까? 아니면 하늘나라에서 스쳐지나가는 존재가 되진 않을까? 하며 막연한 희망만을 가져본다.

 

 

일본 유기견 임보: 첫 번째 손님 - 번식 은퇴견 루스(0929~1107)

자원봉사를 신청하고 간단한 심사를 거쳐 일주일 정도 뒤, 유기견 보호 단체 담당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키나와에서 구조한 번식 은퇴견이 있는데 보호 가능하냐는 연락. 당연히 예쓰를 외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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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츠는 2주 남짓 임보 생활을 했는데, 나이가 어린 덕분이라고 담당자님께서 말씀하셨다. 루스 정도 몇 개월 가는줄 알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1주 좀 지나서 담당자님이 바로 연락이 오셔서 나도 적잖이 놀랬던 기억이 있다.

 

한편으론 조금 아쉬운 사실이기도 하다. 유기견들도 결국 나이를 가장 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조금이라도 이 아이와 길게 같이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반영된 거겠지, 당연하다. 나도 그런 욕심이 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남은 견생 중 하루라도 빨리 가족을 만나 하루라도 많이 가족과 생활을 하는 게 이 친구들의 행복이라는 거까진 생각하기 힘든 것 같다.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라는 노랫말처럼 강아지 입장에서도 한 번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인간 대 인간으로 생활하면서도 다른 사람 입장을 헤아리는 게 쉽지 않은데 강아지 입장까지 생각하는 게 가능은 할까? 헛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임보를 하고 있는 나도 아직은 너무 갈 길이 먼 부분이다.

 

루스와 마찬가지로 입양 보내고 나니 못해준 아쉬움만 한가득이다. 이 친구는 에너지가 넘치고 혈기왕성해서 항상 뛰어다니고 놀기 좋아했는데 회사원 부부인 우리 둘은 일에 찌들어서 하루 두 번 산책하며 뛰어나니는 것만으로 기진맥진 해버렸다. 집 안에서 이 친구가 더 좋아할만한 놀이를 많이 해주거나 산책을 더 늘릴 순 없었을까? 아니 애초에 우리집은 그냥 평범한 아파트여서 이 친구가 갑갑해하진 않았을까? 정원 딸린 주택에서 하루종일 뛰어다녀도 지칠까 말까 한 친군데. 등등 갑자기 좁은 우리집에 대한 원망이 섞이는 등 뭐 아쉬움은 토로하자면 끝이 없다.

 

그래도 좋은 가족을 만나 다행이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넛츠의 앞날을 위해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