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기견 임보하기

일본 유기견 임보 : 양도회 참가, 티티는 선택받았을까?

푸딩러 2021. 12. 20. 18:45

지난 주 단체에서 주최하는 유기견, 유기묘 양도회 이벤트가 있었다. 루스도 10월 이 양도회에 참가해서 가족을 만났었다. 단체에서 SNS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직접 가족들을 만나는 이 양도회 이벤트가 가장 매칭될 확률이 높다. 

 

우리 집 손님 3호 티티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양도회에 참가했다.

 

일본 유기견 임보: 세 번째 손님 - 티티 (1124~)

두 번째 손님인 넛츠가 우리집에서 3밤을 보내고, 4일째 되던 날 느지막한 점심 시간쯤, 티티가 도착했다. 크레이지 넛츠의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https://i-pudding.tistory.com/82 일본 유기견 임보:

i-pudding.tistory.com

 

전날 목욕도 하고, 아침에 빗질하고 눈꼽도 떼고 이쁘게 단장했다. 자동차가 없는 우리는, 직접 와달라는 단체의 부탁으로 렌터카를 빌려 1시간반 운전을 해서 티티를 내려주고 왔다.

 

회장에는 티티 외에도 평소 단체SNS에서 본 적있는 강아지 친구들이 대여섯마리 있었다. 그리고 고양이들도 열마리 남짓?있었던 것 같다.

 

티티는 다른 소형견들 사이에서 7.5kg정도로 조금 덩치가 있는 편이긴 했지만 한 울타리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울타리 주변에 강아지들 정보가 팻말처럼 쫙 나열되어있었다. 

 

벌써 한마리는 노부부의 품에 안겨있었다. 품에 안겨서 단체 담당자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아마 트라이얼을 곧 시작할 것같았다.

 

그리고 티티에 관심을 보이며 직접 만져보는 가족들도 있었다.

 

그걸 본 남편과 나는, 오 오늘 예감이 좋은데? 하는 반응을 공유했다. 이대로라면 티티도 간택받는다!

 

흐뭇하게 웃으며 일단 티티를 데려주고 회장을 나섰다. 근처에서 가볍게 밥을 먹고 구경 좀 하다가 금새 4시간정도가 지나서 회장으로 마중을 갔다. 

 

단체 담당자님은 뒷정리에 분주하셨다.

 

"티티쨩 오늘 어땠나요?"

 

"아 푸딩님~ 오늘 감사했어요. 티티쨩 말이죠, 한 분 응모하신 분은 계셨는데 티티쨩이랑은 안맞는 분이셔서 저희가 거절을 했어요. 그래서 티티쨩은 응모 건수 제로입니다.."

 

티티~~~~~~~~~~~~~~

 

두 달 전 루스가 양도회에 참가한 뒤, 응모가 있었다는 얘기를 듣고 아쉬움반 기쁨반인 착잡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갈 때가 있었다.

 

오늘은 달랐다.

아니, 같았다.

 

착잡했다.

 

우리 티티가 뭐가 부족해서 신청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건지! 내가 다 아쉽고 안타깝고 슬프고, 그런 복잡한 마음. 또 한시간반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남편과 나는 거의 무언이었다. 둘 다 착잡한 마음으로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말수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집에 도착해서 티티 발을 닦아주며 남편이랑 대화를 했다.

루스가 선택받았을 땐 슬픈 마음과 함께 착잡한 기분이었는데, 티티가 이번에 선택 못받았을 땐 또 다른 착잡한 기분이네~ 슬프다. 하고.

 

남편도 같은 기분이라 했다.

 

더 착잡했던 이유는 아마, 티티가 선택 못받은 이유를 어렴풋이 알기 때문에 일지도.

티티는 12살이다.

 

어린 나이는 아니다. 소형견이라고는 해도, 평균나이가 15~16살인걸 감안하면 새가족을 만나도 앞으로 함께 보낼 시간이 길지 않게 느껴지겠지. 

 

얼마 전 SNS에 올리자마자 바로 가족을 만난 어린 넛츠와 너무 비교가 되서 더 착잡했다.

 

아유 티티 됐어~~~ 우리랑 좀 더 지내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티티에게도 멋진 가족이 나타나주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