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일하는 회사원

일본 회사에서 한국인 커뮤니티를 조우한다는 것

푸딩러 2022. 8. 7. 11:56

이 주제에 대해서는 개개인이 겪은 경험이나 가지고 있는 생각이 모두 다를 터라, 쓰기가 아주 조심스러웠는데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글을 개인적인 공간에 쓴다는 생각으로 써본다.


지난 회사에서도 지금 회사에서도 일본에 있는 회사임에도 한국인 직원들은 소소하게 꾸준히 있어왔다.
지금껏 만나본 '한국인 직원들'을 보면 크게 세가지 패턴이 있는 듯하다.

1) 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취직
2) 한국에서 졸업 후 일본으로 취직
3) 재일교포


특히 재일교포 분들은 나도 아직 잘 모르는 미지의 세계인데, 3세대 정도로 한국어를 아예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고(그래서 교류의 접점도 거의 없다), 재일교포라고 말해주기 전까지 1)아니면 2)라고 생각할 때도 많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한국인 커뮤니티'라 함은 내 기준 1)과 2)가 메인이고, 3)은 추측컨데 3) 메인의 커뮤니티가 따로 있거나 아예 없지 않을까 싶다.

나 자신이 2)에 속해있어서 1) 그리고/혹은 2) 가 속해있는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일본 회사 내에서 한국인을 만날 기회가 많은지?
우선 '한국인'의 정의에 따라 다르다. 앞서 언급한듯 나는 1)과 2)에 국한해서 설명을 하고자 하는데 1)과 2)는 은근히 있다. 3)은 잘 모르겠다.
회사 규모에 따라서도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교류를 해온 한국인 직원들은 꾸준히 몇명씩 있었다.
그리고 본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한국인 직원들과 관계를 쌓아나가고 싶은가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 회사 내에서 어떻게 서로의 존재를 아는가?
인사과로 일하는 나로서는 알고싶지 않아도 그들의 존재를 알 수 밖에 없다.
이름으로 알 수 있고, 국적, 혹은 수집하는 재류카드 정보로도 알 수 있다.
내가 알고싶어서 일부러 찾는 것도 아니라 일하다가 자연스레 알게 되는 거라
아 그냥 이런 직원들이 있구나하고 넘어간다.

인사과가 아닌 일반적인 경우라면?
큰 규모의 회사라면 더더욱이 서로 알기 힘들고, 부서 건너건너 소문으로 "저 부서에도 한국인 직원이 있대" 라는 걸로 아는 경우. 혹은 선구자 한국인이 이미 회사 내 한인 커뮤니티를 만든 경우.

작은 규모의 회사라면 이미 서로가 서로를 아는 상태라 굳이 커뮤니티를 찾아 나서지 않아도 된다.


서로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가?
사람에 따라 다른 거 같은데 나같은 경우는 안한다. 내가 본 다른 한국인 직원분들도 거의 비슷했다.
나는 상대방국적을 불문하고 회사에서 '나 한국인이에요' 어필하는거 자체를 별로 안좋아한다. 내가 여태껏 만난 한국인 분들도 적극 어필하는 분들은 거의 없었고, 한 분 정도..?

왜 적극 어필하는걸 안좋아하는지?
개인의 의견차가 있을테고, 이건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의견인데, 그냥 굳이 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화제의) inclusion & diversity에 비춰 생각했을 때 포용성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소소하게 노는 순수한 교류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나 한국인입니다! 우리 모입시다!' 라고 하며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건 극I인 내 성격상도 안맞고 가치관이랑도 안맞다는 생각..

그리고 일본에서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다시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두명이 소소하게 노는 건 사적인 영역이라 아무 상관이 없다 생각하지만, 여럿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건 알게 모르게 눈총받기 십상. 아무리 K드라마로 한국에 우호적인 사람이 조금씩 늘었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기에 더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도 있는 듯하다.

서로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는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인끼리 똘똘 뭉쳐야죠' 라는 생각으로 대체적으로 관계성을 이용하려는 직원분들을 많이 만나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인사과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인지, 일본 절세에 대해 알려달라, 누구누구 연봉이 얼마인지 알려달라,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연말정산에서 해외 송금을 통한 부양가족 등록 등 조금 골치아픈 이슈가 있을 때 담당자가 따로 있음에도 나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이 와서 처리를 해달라고 요청을 하는 등.



해외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너무 반갑고 기쁜 건 사실이다. 대학까지 한국에서 졸업하고 일본에 지인 하나 없는 상황인 나한테도, 한국인 한 명 한 명과 조우하는 게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른다.

나는 한인 커뮤니티나 회사 속 한국인 모임에 속해있진 않지만, 일본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알게되어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을 이어오는 한국인 동료 직원들이 몇명 있다.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한국인 직원에 대해서는 '한국 국적의 사람'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대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의 동료 직원으로 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위 글은 100%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기반해서 쓴 글임을 밝힙니다.